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꽃가루 알레르기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잔디 꽃가루 알레르기, 미국에서는 돼지풀 꽃가루 알레르기, 일본에서는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으며, 이 세 가지가 세계 3대 꽃가루 알레르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1819년 빅토리아 시대에 “여름 결막염”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습니다. 영국에서는 건초를 만드는 시기에 “여름 결막염”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질환은 산업혁명과 함께 발생했으며, 특히 청결을 중시하는 성직자와 의사들 사이에서 유행했습니다. 건초에 뒤덮여 지내는 농부들에게는 이러한 “여름 결막염”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는 여름보다 가을에 더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가을 결막염”이라는 용어가 제안되기도 했습니다.
50년 정도 전 일본인은 기생충 감염률이 60% 이상 있었습니다.현재는 0.01~0.02%로 감소했습니다. 기생충 감염률이 감소하면서 꽃가루 알레르기나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이 급증했습니다. 왜 기생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꽃가루 알레르기가 되는 비율이 적었을까요?삼나무 꽃가루가 몸에 들어오면 우리 몸은 이를 이물질로 인식합니다. 그러면 몸에서는 IgE(면역글로불린 E)라는 항체를 만들어 삼나무 꽃가루를 공격합니다. IgE 항체는 비만세포 표면에 하나씩 달라붙습니다. 하지만 IgE 항체가 하나만 붙어 있다고 해서 비만세포가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증상은 같은 삼나무 꽃가루가 다시 몸에 들어왔을 때 나타납니다. 두 번째 삼나무 꽃가루를 잡은 항체가 비만 세포의 표면에 달라붙어 처음으로 비만 세포가 깨집니다. 깨지면 히스타민이 밖으로 날아 주변 조직을 손상시키는 증상이 나오는 것입니다.기생충은 이 두 번째 삼나무 꽃가루가 비만세포와 접촉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두 번째 요인이 없으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론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청결에 대한 욕구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초기 꽃가루 알레르기는 영국의 성직자와 의사, 그리고 미국의 부유층에서 발생했습니다. 부유한 그들은 깨끗한 곳에서 생활했습니다.무균 환경에 있으면 면역력이 약해져 세균에 취약해집니다. 다양한 면역 체계를 가진 사람들이 생존에 유리합니다. 반면에, 무균 환경에 사는 사람들은 환경에 취약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양한 면역을 가지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현대인의 지혜가 시험되는 곳일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