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도 경제 성장기에는 예산이 매년 증가함에 따라 수도 및 교통 인프라가 대폭 확충되었습니다. 그러나 성장이 정체되고 저출산·고령화가 지방의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러한 과잉 인프라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확장된 상하수도 시스템은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을 초래하고 있으며,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수도 사업을 적자 상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도심에서 교외로 도시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도시 스프롤(urban sprawl)’ 현상은 도로 및 하수도에 대한 공공 투자의 효율성을 저하시켰습니다. 인구 감소는 지방세 수입을 잠식하고 있으며, 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많은 지자체가 전년 대비 지방교부세(지방재정교부금) 삭감에 직면해 있습니다. 현재 다수의 지자체는 주민들에게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재정적 여력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과 세입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일부 지자체는 여전히 기존 사업과 서비스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 글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봅니다.
가나가와현에 위치한 인구 72만 5천 명 규모의 정령지정도시(政令指定都市)인 사가미하라시는 재정난에 빠진 후 과감한 개혁을 단행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재정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자, 시는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대적인 개혁안을 실행했습니다. 우선 기존 공공시설을 면밀히 검토하여 27개 시설을 폐쇄하거나 민간에 이관했습니다. 또한 총 66개 항목에 달하는 각종 단체 보조금을 재검토하고, 노인 축하금 폐지 등 지원책을 축소하거나 변경했습니다. 이러한 조치에 더해, 사가미하라시는 2020회계연도 당초 예산에서 신규 사업을 동결하고, 2021년에는 신규 사업을 거의 포함하지 않는 긴축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재정 위기에 직면하여 시는 지출 전반을 재검토했습니다. 그러나 지출 삭감에만 의존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주민 서비스의 질 저하를 초래합니다. 이에 따라 재정적 제약 속에서도 민간의 역량을 활용하여 도시의 매력을 높이는 방안들이 추진되었습니다. 이 개혁안을 실행한 결과, 해당 지자체의 재정은 2022 회계연도 말에 이르러 빠르게 회복되었습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기존 예산이 부족할 경우 자체적으로 세입을 창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합니다. 인구 3,000명 미만의 소도시이자 동해(일본해) 연안의 어업이 주력 산업인 홋카이도 슷츠정(Suttsu Town)이 바로 그런 사례입니다. 이 지역의 풍력발전 사업은 연간 평균 7억 5천만엔의 전력 판매 수익을 올리는 주요 재원이며, 이는 2억엔을 조금 넘는 지방세 수입을 상회하는 규모입니다.또한 슷츠정은 핵폐기물 최종 처분장 후보지 선정을 위한 조사 유치를 신청하여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핵폐기물은 유리 고화체(vitrified glass canister) 형태로 저장되는데, 생산 직후의 용기 하나에서 발생하는 열은 약 2,300와트에 달합니다. 이는 20°C인 물 1리터의 온도를 불과 2~3분 만에 100°C까지 올릴 수 있는 에너지양입니다. 만약 홋카이도에서 이러한 온수(20°C 이상)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면, 식물 공장이나 양식장을 연중 가동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역량은 해당 지역을 번영하는 곳으로 탈바꿈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